세린이가 어린이집에 간 지 어제, 그리고 오늘....이틀이 되었네요.

하루에 세 시간 반씩 이틀...

아직 말도 못하고, 의사 표현도 못하는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세린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게 될 때까지는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사실 세린이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부터 고민은 시작되었지요.

저희는 맞벌이 부부 입니다.
아이가 있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더군다나 노가다의 대명사인 전산쟁이....
예상치 못한 문제들로 인해 요즘은 정말 힘이 듭니다.

둘만 있을 땐 상관없었습니다.
야근이든 주말 출근이든 서로 이해하고, 간간히 누릴 수 있는 휴식에 즐거워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이젠 세 식구가 되었습니다.

아기를 좋아하지 않았던 저도 이제는 너무나 아기가 이쁩니다.
세린이만한 아기를 안고 지나가는 엄마, 아빠가 있으면 뒤돌아 보면서 미소를 짓게 되더군요.
우리 세린이...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정말 이쁩니다.
요즘은 애교까지 부리네요.
이리와~ 하면 쪼로로~ 기어 와서는 내 무릎을 짚고 서서는 목을 휘감고 폭~ 안깁니다.
그 격한 포옹에 저절로 웃음이 나지요.

다칠까봐 아플까봐 조마조마하면서 귀하게 키워왔는데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왔습니다.
머리 터지도록 고민을 해봤습니다.
세린이, 일과 미래, 우리........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내가 세린이한테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어서...포기하고도 싶었습니다.
물론 세린이가 일순위 이지요.
하지만 지금 일을 포기하면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은 없어지고...
나중에 세린이가 컸을 때 더 좋은 것을 못해줄까 싶기도 했습니다.
고민을 하면 할 수록 딜레마에 빠질 뿐입니다. 허허

양가에는 기댈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어떻게든 지 우리가 알아서 해야했습니다.
보모....어린이집....다 장단점이 있는 지라 주변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해가며 고민하기를 몇 달..
어린이집으로 결정을 봤습니다.
알아본 끝에 다행히 근처 아파트에 괜찮다고 보여지는 영아전담 어린이집이 있더군요.
막상 상담받고 거기 있는 세린이만한 아가들을 보고 나니 조금 안심이 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가슴이 미어져 오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어제 처음으로 맡기고 돌아오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말을 꺼내면 더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아 오빠도 나도 그냥 침묵했습니다.
지금 글을 쓰는데도 눈물이 납니다.
결정을 보고도 여전히 고민은 계속됩니다.
그런 매순간마다 마음을 다잡습니다.

조금만 더 고생하자...조금만 더 힘을 내자...

제일 힘든 건 우리 세린이 입니다.
이제껏 감기 한번 빼고는 아픈데 없이 너무나 건강하게 자라줘서
엄마 아빠 속상하게 한 적 없는 참 착한 세린이인데...
아직 어린 세린이에게 너무나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 같아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부족한 엄마, 아빠가 미안하고...
같이 있어주지 못한 시간만큼 아니 그보다 더더욱 많이 사랑하고 아껴줄께.
우리 착한 세린이~ 엄마, 아빠맘 다 알지?
사랑해~ 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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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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